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여신전문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는 ‘해외 출장’이었다. 물론 구체적인 출장지나 동선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전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불참석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 중에서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는 “예정된 출장 일정이었고, 이미 외국에 나가 있는 정 부회장을 간담회 이유로 불러들일 수는 없다”며 금감원과 업계 첫 상견례 자리에 일부러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정 부회장이 금융당국과의 만남을 ‘해외 출장’ 입장으로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7일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카드사들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도 불참했다. 이때도 정 부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정 부회장은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따라서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 캡티브(captive·전속) 금융사를 맡고 있어 자연스럽게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던 것이다.
당시 행사에는 은 전 금융위원장과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서울·경기신용보증재단 관계자, 6개 전업카드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업계 대표들이 모여 사안을 논의하고 협업 의지를 다져가는 자리임은 물론, 은 전 위원장과 첫 대면 자리였던 만큼 업계에서도 정 부회장의 불참에 의문을 던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등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식 일정이면 내부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른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대카드 안 쓰면 비(非)문명인'이라는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현대카드는 대표적인 국내 카드사 중 하나임을 자평한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수장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피해가고 모습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다른 카드사 대표들은 정 부회장만큼 바쁘지 않아서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일까.
물론, 이번 이 원장과의 간담회 자리에는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현대커머셜의 이병휘 대표가 참석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커머셜 대표가 (정부회장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커머셜에서 참석했다고 현대카드가 참석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당초 금감원에서 소집할 때부터 현대커머셜은 캐피탈사로 분류됐다.
그런 의미에서 정 부회장은 금융당국과 카드사 대표로서 만나는 자리를 매번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말 현대카드가 카드업계를 대표한다면 당국이 카드업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 적극적인 태도로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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