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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Why] ‘리테일 철수’ 한국씨티은행, 대환대출 제휴사로 KB국민은행·토스뱅크 선정 왜?

직썰 2022. 7. 5. 09:52
씨티은행. [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리테일) 사업을 철수하면서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대환(갈아타기)대출 제휴사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두 은행을 선택한 배경에 어떤 이유가 작용한 것인지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 한국씨티은행 ‘유종의 美’…기존 거래고객에 남다른 ‘책임감’ 

 

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에 따른 대환대출 제휴사로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선정했다고 밝히며 관련 제휴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제휴 은행과 ‘개인 신용대출 대환대출’을 거래하면 ▲금리우대·중도상환수수료·인지세 면제 ▲별도 고객 절차없이 은행 간 상환 진행에 따른 비대면 대환 ▲기존 대출금 증액 없을 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이러한 한국씨티은행의 행보를 두고 기존 거래고객의 차후 관리까지 신경 쓰는 남다른 책임감으로 ‘신뢰’를 보여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은행업계 관계자 A씨는 “한국씨티은행이 리테일 사업을 철수하면서 차주분들의 신용대출 유지 부분에서 많은 고민이 있으셨던 것 같다”며 “고객분들한테 아무 곳에나 알아서 대환대출 받으라고 방치하기보다는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도 “은행 이용자 보호를 위해 당행 개인신용대출 제휴 대환에 관심을 가진 은행 중에서 고객에게 최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은행으로 다각적 검토 후 가장 포괄적이고 경쟁력 있는 혜택을 제안한 은행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25일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후 신용카드부터 예금, 외환, 펀드, 보험까지 아우르는 ‘은행 이용자 보호 계획’을 수립했다. 자세한 이행 계획은 올해 1월 12일에 홈페이지에 동시에 안내됐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 불편 최소화와 당행 이용자 보호, 건전한 거래 질서 유지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은행 이용자 보호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단계를 거쳤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이 제휴사로 선정한 두 은행은 ‘신뢰’와 ‘편의성’이란 두 가지 키워드를 대표하는 곳이다. 업계에서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 ‘리딩금융’의 선봉자로, 토스뱅크는 간편하고 편리함을 지니면서도 뛰어난 보안성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환대출 전 금리 대비 최대 0.4%p(포인트)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웰컴 우대금리 0.2%p 일괄 적용과 KB국민은행 자체 신용평가 6등급 이내 고객에게 최대 0.2%p를 추가 적용하는 방식이다. 토스뱅크는 대환 고객에게 0.3%p 금리 할인을 제시했다. 

 

◆ 대출잔액 8조…하나·우리·신한 非제휴 은행, 대환대출 경쟁 ‘참전’

 

이날 한국씨티은행의 대출잔액 8조409억원을 사수하기 위해 하나·우리·신한은행 등 비(非) 제휴 은행들이 씨티은행 대환대출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하며 은행의 수익과 성장성이 함께 동반 감소하는 은행권은 씨티은행 고객을 신규 유치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펴고 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 거래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은행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 다수가 한국씨티은행 거래고객을 신용이 양호하고 자산이 풍부한 우량 고객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 B씨는 “은행은 대출과 예금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데, 최근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대출받지 않아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업황 속에서 우량 고객인 한국씨티은행 고객을 흡수한다면 은행 수익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이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4183억원이다. 지난 5월 말보다 1조6432억원이 감소했으며, 가계대출 잔액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최대 3% 우대금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고객 대상 최대 2.1%p의 기본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추가 거래 시 0.9%p를 더해 최대 3.0%p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는 최대 2억200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최대 1.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최저 연 3% 초반 이자 수준으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다. 신한은행도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6%p 금리를 감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