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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현장] 이복현, 자본시장 당부 3가지…‘리스크 관리·자금확충·시장 공정성’

직썰 2022. 6. 30. 10:26
은행권 이어 증권·운용사에도 같은 요구사항 전달
대신증권, 신한금투,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 불참
참석 금융사 리스트 추린 금투협 "금감원 지시 없었다"
지난 28일 오후 4시 20분경 간담회를 마친 이복현 금감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증권·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권과 접촉해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자금 확충’, ‘자본시장 공정성·투명성’을 당부했다. 

이 원장이 강조한 세 가지 포인트는 앞서 은행권에도 제시한 방향성과 동일하며, 자본시장 전반에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권역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선 이 원장과 나재철 금투협회장을 비롯해 미래·한국·삼성·KB·키움·신영·이베스트·SK·JP모간 등 증권사 9곳과 신한·한화·우리·다올·마스턴·DS·이스트스프링 등 운용사 7개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날 이 원장은 인사말을 마친 직후 “대내외 변동성 확대가 자본시장의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증권산업의 건전성과 유동성 등 전체적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경제 금융은 공급망 악화, 원자력 가격 상승을 비롯해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 지속,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약세로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 국내 경제도 주가 급락과 외국인 투자금 유출부터 사행성 짙은 사모펀드 판매 등 신뢰도 추락 요인으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는 리스크는 외화유동성 보유 및 관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부실화, 채무보증 등이 있다. 

 

이에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계를 향해 ▲증권산업의 건전성·유동성 등 리스크 관리 ▲충분한 유동자금 확보 ▲투자자 보호 및 신뢰 확보를 요청했다. 특히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을 줄여가기 위해 증권시장 감시 체계를 경고했다. 

 

이 원장은 “제2의 사모펀드 사태 발생을 예방하겠다”며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불건전한 영업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는 발언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건전 영업관행 개선’과 관련해 “임직원의 내부정보 이용 등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특정거래가 국민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대주주나 계열사간 거래 ▲대주주의 SPC(특수목적법인)를 이용한 우회거래 ▲무리한 수익 추구 유도 ▲부실자산 자전거래 행태 ▲투자자 신뢰에 반하는 부당 사익 추구 등이다. 

 

특히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구성해 투자자 피해 유발 행위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의 메시지를 종합하면 ‘리스크 관리’, ‘자금 확충’, ‘신뢰 회복’이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일 은행권에 당부한 요구사항과도 결을 같이 한다. 

 

당시 이 원장은 은행권 전반에 ▲대손충당금 확보 및 불필요한 대출 자제 등 건전성 관리 ▲개인·기업 취약차주 관리 강화 ▲제로 금리 운영 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확대 등 당부사항을 전달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 깃발. [신수정 기자]

한편, 이 원장의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와 처음 대면하는 상견례 자리인 만큼 간담회에 불참한 금융사에 이목이 쏠린다.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초청 금융사를 추린 금융투자협회는 “업권별로 특정한 기준이나 조건없이 당일 참석이 가능한 대형, 중형, 소형 증권사 골고루 선정했다”며 “금감원으로부터 특정 금융사를 배제하라던가 선정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원장도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금융사가 언급되자 “특정 금융증권사의 리스크 이슈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오늘 자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업계 전체적인 관리 필요 부문이나 리스크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실무에 관해 듣기 위한 자리”라며 추가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