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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현장]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퇴…"재난대책소위 맡아 책임 다할 것"

직썰 2022. 10. 19. 23:22
19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혜리 기자]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남궁 대표는 이번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어느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카카오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갖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지난 주말 고통에 불편을 겪으셨을 이용자 분들, 택시 호출을 받지 못한 기사분들, 광고 채널을 이용하지 못하고 계신 사장님 등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이용자와 파트너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이용자분들께서 다시 안심하고 편리하게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간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중시했다"면서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살면서 이들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깨닫는 것처럼 IT 회사 운영에 있어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했다.

 

남궁 대표는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대로 이번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재난대책소위를 꾸려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데 전념하겠다"며 "카카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IT업계 전반에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움될 수 있도록 사건이 마무리될때까지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항공 규정은 피로 쓰여졌다는 말이 있다. 비행하며 일어난 수많은 사고를 통해 더 안전한 하늘길이 이뤄졌다는 뜻"이라며 "카카오도 이번 일을 처절히 반성하고 사회에 공유하며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향후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남궁 대표의 취임 당시 카카오 주가 15만원을 회복하기 전까지 법정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가가 올라가기는커녕 떨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시만 하더라도 임기 내 꼭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미쳐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맡다가 지난 1월 대표이사로 내정돼 3월 취임했다. 본래 내정자였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 먹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긴급 투입됐다. 남궁 대표는 취임 후 카카오 메타버스 등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카카오 플랫폼을 글로벌에 진출시키는 등 내부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

 

메타버스, 오픈채팅 등 남궁 대표가 맡아 추진했던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신사업은 권미진 수석부사장 산하에서 이뤄지고 있어 기획했던 사업은 이어질 것"이라며 "제가 퇴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