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대진침대 등에서 제조해 판매한 침대 제품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파문이 일었던 '라돈사태'. 그 이후 침대업계에서는 라돈으로부터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공인 인증 등 '친환경 인증'이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른바 '라돈 사태' 이후 4년여가 흐르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잊혀지자 침대업계에서 관련 인증을 취득하는 데 소홀해진 침대 제조사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침대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상위 4사(에이스 침대ㆍ시몬스 침대ㆍ템퍼 코리아ㆍ씰리 침대) 중 라돈 관련 국내 안전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시몬스 침대와 씰리 침대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부가 시행하는 인증제도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표지인증(친환경 인증)의 경우 업계 내에선 ▲에이스 침대 ▲시몬스 침대 ▲금성침대 등 3개사에 불과했다.
시몬스 침대는 라돈과 토론 안전(제품) 인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토론 관련 인증은 지난해 12월 획득했으며, 2019년 12월 이후 매년 라돈 관련 인증을 갱신 중이다. 이외에도 가정용 스프링 매트리스 전 제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소재로 만든 난연 매트리스로 출시, 2020년 관련 특허까지 취득한 바 있다.
라돈과 토론 안전 인증과 환경부 친환경 인증, 난연 매트리스 특허까지 안전성 3대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춘 곳은 시몬스가 유일하다.
씰리 침대의 경우 친환경적 수공업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생산 중이다. 프리미엄 라인의 매트리스 '헤인즈(Haynes)'는 공업용 접착제 사용 없이 제작하며, 친환경 소재인 호주산 메리노울(양모)를 사용하고 있다. 또 독일 ECO 인증과 네덜란드 LGA 인증으로 친환경 및 제품력을 인증 받은 100% 천연 라텍스 소재를 사용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는 2018년 라돈 사태 이후 2019년 한국표준협회서 국내 최초로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획득했지만 2년 후 갱신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에이스침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유해물질 관련 인증은 환경부 공인 친환경 마크만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템퍼 코리아는 국내 기관보다 주로 해외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친환경 소재 관련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템퍼 코리아는 제품의 안전성, 유해성, 내구성 등을 평가하는 유럽 최고 권위의 인증기관인 독일의 TÜV 라인란드(TÜV Rheinland) LGA 인증도 획득했다. 매트리스 커버는 심의가 까다롭기로 잘 알려진 국제 친환경 섬유 인증, 오코텍스(OEKO-TEX) 테스트에서 유아 및 3세 미만 소아용 섬유제품과 동일한 1등급을 받았다.
한국표준협회의 '라돈안전인증'은 공간 인증과 제품 인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침대업계에서는 라돈 제품 관련 안전 인증을 받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와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가 공동 개발한 라돈 안전 평가모델(RnS)이며, 매년 인증을 갱신해야 한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지정한 1급 수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담배와 함께 폐암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며,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 되지 않는 기체 원소다. 방사성 원소인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되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우라늄과 토륨이 들어있는 광물이나 물질이라면 라돈이 생성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라돈의 한 종류인 '토론'도 안전 인증제도가 운영 되고 있으며, 관련 인증을 획득한 회사는 시몬스 침대 1곳 뿐이다. 토론은 1급 발암물질인 라돈과 함께 자연방사선 피폭선량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내 공기 중 라돈 수치에 대한 연구에서 토론의 수치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토론의 반감기는 55.6초로 3.8일인 라돈에 비해 짧아 인체에 흡입돼 피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침대의 경우 장시간 신체에 밀착되는 제품인 만큼 토론이 반감기에 접어들기 전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돼 피폭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돈 사태가 일어난지 4년정도가 지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인증 갱신을 하지 않거나, 아예 인증 획득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태 직후 몇 년 보여주기식 인증이 아니냔 얘기도 나온다. 업계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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