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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금융 피해, 엇갈린 형량…옵티머스 김재현 징역 40년, 라임 이종필 20년

직썰 2022. 7. 18. 11:07
[연합뉴스]
1조원대 금융 피해를 유발한 옵티머스펀드와 라임자산운용 경영진에 대한 형량이 엇갈렸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라임) 부사장의 형량은 각각 징역 40년과 20년으로 2배 차이가 났다. 이와 관련 옵티머스의 불법성이 더 짙었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선 옵티머스에 비해 라임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14일 오전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40년 및 벌금 5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추징금 751억7500만원도 그대로 유지됐다. 

 

펀드사기에 가담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씨와 이사였던 윤석호 변호사는 각각 징역 20년과 벌금 5억원, 징역 15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확정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약 3200명으로부터 1조3526억원 투자금을 모아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1조3194억원을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실제 투자하겠다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존재하지 않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더해졌다.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 사태의 경우,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배임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48억원, 추징금 18억여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부사장의 형량은 펀드 사기, 부실채권 돌려막기 등 나뉘어 진행된 판결을 항소심에서 병합해 다루면서 1심에 비해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이 전 부사장은 불복해 지난달 29일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1심에서는 그에게 총 징역 25년, 벌금 43억원, 추징금 15억여원이 선고됐다. 각각 사기 펀드 판매 혐의로 징역 15년, 벌금 40억원, 추징금 14억4000여만원을, 부실채권 돌려막기 혐의로 징역 10년, 벌금 3억원, 추징금 7000여만원이 선고된 것이다.  

 

부실 펀드 판매 혐의에 함께 연루된 원종준 전 라임 대표는 2심에서 징역 3년, 벌금 3억원을 받았다. 이모 전 마케팅본부장도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벌금 1억원이 결정됐다. 2000억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판매한 장영준 전 A증권사 센터장은 지난 5월 말 징역 2년의 형기를 모두 채우고 풀려났다. 

 

전체적인 피해 규모는 비슷해 보이는데 옵티머스와 라임 사태의 책임자 형량은 크게 차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선 라임보다 옵티머스의 불법성이 더 짙었던 점이 판결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임 피해자 개그맨 김한석씨를 변호했던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관여자들의 기망 정도가 좀 더 심각한 건 사실”이라며 “펀드 구성 시작부터 판매 과정 전반적인 불법성이 짙었던 게 반영된 결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민석 이민석법률사무소 변호사는 “IDS홀딩스 사기사건도 15년 나왔다”며 이전 사기사건의 형량이 너무 낮아서 라임 판결을 '솜방망이'라 보긴 힘들다”고 했다.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도 같은 견해다. 신 간사는 “형량에 대한 정확한 법률적 판단은 판결문을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펀드 구성부터 사기성이 있었느냐 여부로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펀드사기 피해자들 시각은 달랐다. 라임 피해자 A씨는 “IDS홀딩스나 라임 사태 모두 솜방망이 처벌이었고, 그나마 옵티머스 사태 판결이 제대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금융범죄는 다수 일반 피해자도 양산하지만, 다른 건전한 금융기업들의 신뢰도 떨어뜨리고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중범죄”라며 “이를 반성조차 하지 않는 대형 금융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하는데,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어서 금융사기범죄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