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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현장] “아무런 실익 없는데”…이영창 신한금투 대표의 사옥매각 논란

직썰 2022. 6. 22. 11:50

노조 “社, 사옥매각 주체 공개 회피” 비판
‘리딩뱅크’ 경쟁 위한 단기 실적 개선 의혹

신한금융투자 사옥, 이영창 대표. [신수정 기자, 신한금투]

 “아무도 실익 없는 매각인데 강행하는 이유가 뭐죠?”, “적자 상태도 아닌데 갑자기 사옥매각을 왜 진행하는 겁니까?”, “사옥매각을 주도한 주체 떳떳하게 밝히세요.”

 

2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 신한금융투자지부는 전날(21일) 오후 5시 ‘단체협약 위반 규탄 및 사옥매각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냈다. 

 

노조에 따르면 이영창 신한금투 대표는 신한금융그룹 증권 계열사 신한금융투자 사옥인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 매각을 강행했다. 조합원의 80%가 사옥매각에 반대했다는 조합원 총회 의결을 전달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사옥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과 사모펀드 콜버그크레이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사옥 매각 대금은 약 64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매각 후 사측은 약 4700억원의 처분 이익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 매각 이익은 세금을 떼고 나면 ‘영업외이익’으로 잡혀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이에 단기 수익에 기댄 금융지주 간 ‘리딩뱅크’ 경쟁을 위한 실적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다만 사옥매각을 강행한 이 대표는 사옥매각을 주도·지시한 주체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날 윤기현 사무금융노조 신한금투지부장은 결의대회 현장에서 “이사회에 보고한 사옥매각의 실익과 실효성 여부를 다룬 자료를 노조에 공유를 요청하자 사측은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옥매각이 사측 상부의 지시로 시작된 것인지, 이영창 대표 단독으로 결정한 것인지 주동자를 밝히라고 물어도 회피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옥매각을 통해 일시적으로 오른 당기 순이익으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실적 1위에 등극하겠다는 속내가 보인다”며 “결국 사옥매각 후 임대차 비용의 부담은 노동자들을 향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신한금투 노조 조합원이 지난 21일 오후 신한금융지주 건물 앞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사옥 매각 반대 메세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있다. [신수정 기자]

불안정한 증시 상황 속 사옥매각은 실물자산 처분에 따른 수익을 보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그룹 산하 영업조직의 월세 부담만 결과로 남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사옥매각 사모펀드는 수익률로 매매가의 10% 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노조는 연대발언에서 신한금융투자가 향후 매년 임대료 600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가정하고 향후 노조에게 겨눠질 월세 부담을 추산했다. 

 

600억원의 임대료를 가정할 때, 회사와 리테일 지점들이 절반으로 나눠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매년 양측이 부담해야 할 액수가 각각 300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 지부의 지점수를 고려하면 지점당 1년에 5억 이상을 본사 건물 임대료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단, 신금투 노동조합은 실제 사옥매각후 임대료 지출을 150~2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기원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비용을 문제로 적자가 난 리테일 지점 직원들은 결국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상황이 그려진다”며 “나아가 적자 지점들을 폐쇄하려 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본부장은 “이는 명백한 노사합의 위반으로 민·형사상 책임 소지가 따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