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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대세 하락장 진입했나… 집값‧전셋값 동반 하락

직썰 2022. 8. 29. 09:50
매매 37개월·전세 35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서
전국 시총상위 아파트 50개 단지 하락폭 더 커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국 집값과 전셋값이 민간 통계에서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하면서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15일 조사 기준)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포함)의 평균 매매가는 전달보다 0.14% 떨어졌다. 민간 시세 조사기관인 KB시세로 전국 집값이 하락한 것은 2019년 7월(-0.01%) 이후 37개월 만이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로는 전국 집값이 이미 지난 6월(-0.01%)에 2년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KB시세로 서울의 집값은 0.07% 하락해 2019년 2월(-0.08%) 이후 42개월 만에 하락했다. 

 

특히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은 각각 0.02%, 0.08%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아파트는 0.15% 하락으로 2019년 6월(-0.08%) 이후 38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경기와 인천의 집값도 각각 0.18%, 0.24% 떨어져 지난달 하락 폭인 0.04%, 0.11%보다 확대되면서 수도권의 집값 또한 같은 기간 낙폭이 0.01%에서 0.15%로 대폭 커졌다.

 

5개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집값도 이달 0.25% 하락해 지난달의 하락 폭인 0.08%보다 낙폭을 키웠다. 기타지방(세종시와 8개도)의 집값은 이달 0.02% 상승했으나 지난달의 오름폭(0.13%)보다는 축소됐다.

 

특히 가격 변동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도 이달 100.45를 기록해 지난달(101.18)보다 0.72%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0.91% 하락한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전달(0.24%포인트 하락) 대비 낙폭이 3배로 커진 것이기도 하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에서 시가총액(세대수×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해마다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도곡동 전용면적 134.9㎡는 이달 2일 42억3000만원(21)에 매매됐다. 지난달 25일 49억4000만원(18)과 비교하면 7억1000만원이나 낮은 금액이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도 하락거래가 나왔다. 이 단지 전용 84.97㎡는 이달 6일 20억9000만원(10)에 거래됐는데, 지난 3월 2일 같은 면적이 22억6000만원(4)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7000만원 떨어졌다. 
 
전셋값도 하락세다. 이달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0.04% 상승에서 이달 0.09% 하락으로 전환됐다.

 

KB 시세로 전국 주택 전셋값이 하락 전환된 것은 2019년 9월(-0.01%) 이후 35개월 만이다. 부동산원 시세로도 전국 전셋값은 이미 지난 2월 하락 전환된 뒤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0.06%→-0.08%)과 경기(0.04%→-0.12%)도 주택 전셋값이 하락 전환됐고, 인천(-0.16%→-0.17%)은 낙폭을 소폭 키우면서 수도권의 주택 전셋값(0.02%→-0.11%)도 하락으로 돌아섰다.

 

5대 광역시는 0.12% 하락에서 0.19% 하락으로 내림 폭이 더욱 커졌고, 기타지방의 주택 전셋값 상승 폭은 0.25%에서 0.08%로 대폭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74에서 이달 73으로 하락했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 집값의 상승·하락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초과할수록 그만큼 상승 전망이 높고, 반대로 100 미만이면 하락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도별로 지난달 대비 이달에 지수가 상승한 곳은 대구(63→64)와 세종(61→70), 충남(84→85) 등 세 곳에 불과했다. 전국 전셋값 전망지수는 지난달 86에서 이달 81로 하락했다. 전세 전망지수는 세종만 이 기간 74에서 86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