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 NH농협은행 IT노조위장 A씨 발언…남직원 ‘위축’
수년간 내부서 ‘남성차별’ 곪아오다 최근 앱 커뮤니티서 ‘폭발’
임원급 부서장 갈등 상황 인지한듯…“갈등 해소 바란다” 메시지
농협중앙회·NH농협은행 등 농협그룹 계열사의 IT업무를 전담하는 NH농협통합IT센터 조직 내부에서 ‘남성차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전 NH농협은행 IT노조위원장이 남성차별에 대한 내부직원의 지적에 대해 “남자XX가 쪼잔하게”라며 사실상 찍어누르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발언은 당시 NH농협은행 IT조직을 비롯한 농협그룹 내 남직원들이 남성차별에 대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단초가 됐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논란에 대해선 노조위장 발언을 계기로 수년간 내부에서 곪아오던 갈등이 터졌다는 평가다.
24일 복수의 NH농협통합IT센터 직원들에 따르면 2019년 NH농협은행 IT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던 A씨는 노조간담회 자리에서 “남자XX가 쪼잔하게 이런 거 불만갖지 마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A씨의 발언은 동일한 조합비를 내고 있음에도 여성 노조 조합원만 제주도 여행을 보내주는 것에 대해 다수의 불만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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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발언의 위력은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의 발언은 ‘남새쪼’라는 줄임말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농협 조직 내부 암암리에 전해내려져 오고 있다고 한다.
내부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입장을 차별 없이 대변할 것으로 생각되는 노조위원장의 입에서 남성 노동자를 차별하는 취지로 들리는 발언이 나와, 노조에 대한 실망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NH농협통합IT센터 직원 B씨는 "‘남새쪼’ 발언을 계기로 노조를 신뢰하지 않는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성차별적 근무 조건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도 일절 멈춰졌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C씨는 남새쪼 발언과 관련해 “워낙 유명한 일화라 사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이라며 “A씨가 희대의 명언을 만들었고, 이후로 아무도 (공식적으로) 앞에서 불만을 제기하거나 표시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 D씨는 “처음 일화를 듣자마자 노조는 여직원 편이라고 느꼈다”며 “그 시기쯤 A씨가 자주 그런 뉘앙스의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기억한다”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직썰과 통화에서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상 여직원에 대한 견고한 유리천장이 있고, 남직원보다 형평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판단 아래 사측은 나름대로 배려하고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당시 남직원들에게 ‘치졸하거나 졸렬하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겠죠?’라고 질문 형태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 그룹 전체적으로 공론화되지도 않았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지금과 달랐기 때문에 IT조직만 따로 남녀 모두 숙직 근무에 투입하는 것으로 규정을 손보는 것은 부담감이 컸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다만 A씨는 “남직원들의 불만을 일부 해소하기 위해 2개월마다 있던 야간 숙직 횟수를 6개월에 한 차례까지 줄이는 실무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여직원 유급 생리휴가, 육아 휴직이나 남직원 독박숙직 등 단편적인 측면으로 남녀 직원 간 갈등이 일어나는 것에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前 노조위원장 발언 ‘나비효과’…남직원들 ‘위축’, 성별 갈등 ‘고조’
전 NH농협은행 IT노조위원장이던 A씨 발언의 ‘나비효과’는 지난해와 올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 3년간 남직원들의 ‘위축’이 있었지만 익명 커뮤니티 내에선 성별 갈등이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농협 안팎의 시각이다.
본래 분기별로 사내 게시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지던 사내 ‘남성차별’ 행태는 최근 잇따라 고발되고 있다. 블라인드 앱에만 올라온 게시글만 해도 3년간 227건에 달했다. 연간 평균 75건 이상 항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이 외에도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수차례 회자되며 한 게시물이 최대 28만뷰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최근 알려진 사측의 ‘남성차별’ 비판은 남직원만 숙직을 서는 이른바 '독직숙박' 사례다. 직원 D씨는 사내 게시판 및 블라인드에 “NH농협금융그룹의 IT조직 11곳은 남직원만 당직·숙직에 투입되고 있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근로조건에서 남직원이란 이유로 숙직업무에 떠밀리고 있어 불공평하다는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직원 E씨는 ‘당직근무는 남자직원으로 한다’는 당직 규정과 관련해 “과거 생긴 조항이라 현재의 ‘성평등’ 개념을 반영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사측과 내부 조직원들 간 논의를 통해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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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이 입수한 농협그룹 IT조직 당직·경비업무준칙에 따르면 ‘당직근무는 남자직원으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단소 조항으로 ‘일직근무(낮 시간대 근무)에 한해 사무소 형편에 따라 여직원도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따라오지만, 직원들은 “사실상 의미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농협그룹 IT조직 전 부서는 여직원 당직은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오후만 근무하고, 남직원은 평일 야간과 주말 오전·오후 당직 근무 모두 서고 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여성 직원 비율을 늘리면서 사실상 숙직이 돌아오는 주기가 짧아진 탓에 남직원들의 숙직 부담이 커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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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측 “공식 거론 없었다”…뒤에선 IT조직 임원 “간절히 해소 바란다” 당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농협그룹 내부는 대외적으로 '모르쇠' 입장을 취하며 뒷짐을 지는 모양새다. 과연 내부에서도 그럴까?
NH농협은행은 그간 남직원 성차별 논란 및 조직 갈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규정 개정 요청이나 공론화 등 이슈된 바 없다”며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관련 대응에 손을 놓은 듯한 모습이다. 직썰은 그간 농협중앙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관계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조직 내부 목소리에 사실상 방관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임원급인 IT부서장 F씨가 직접 논란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론화된 적이 없어 (조직 갈등 상황을) 모르겠다’고 답했던 NH농협은행 측의 입장과 전면 반대되는 내부 움직임이다.
F씨는 지난 12일 IT조직 일부에 전체 메일을 보내 “최근 발생되고 있는 IT조직의 직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해소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썼다”며 직원 간 소통을 당부했다.
이에 일각에선 윗선에서 남녀차별 논란으로 인한 조직 갈등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원 B씨는 “최근 부서장이 갈등 상황에 우려된다는 내용으로 전체 메일을 보냈다”며 “'블라인드'라며 커뮤니티를 직접 언급한 걸로 보아 충분히 갈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그룹 IT조직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이나 지주 회장까진 모르겠지만, 보고 체계상 부서장을 포함해 부서장 이상 임원급에선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마 총괄 업무를 보는 경영본부나 인사총무 쪽에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자체적으로 정리해달라고 IT조직 부서장에게 우려 섞인 의견을 전달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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