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후 '독과점' 문제 해소에 나선 대한항공이 최근 각 사의 협력사 및 노사 갈등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인원 감축에 반발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청소 협력사인 '아시아나케이오'는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쟁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은 이날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측이 노동자 부당해고에 대한 법원의 복직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공동대책위원회(이하 아시아나케이오공대위) 측은 "코로나 유행이 정체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항공 운항의 빠른 회복 속도에 비해 노동자들의 현장 복귀는 한 없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거나 아예 진행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5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조합원들만 정리해고를 시킨 사측도 항공회복에 따라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측은 부당 해고 당한 아시아나케이오지부 해고노동자들을 우선 고용하지 않고 무급휴직자, 희망퇴직자를 우선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5조1항 "정리해고를 이행한 사용자는 근로자 고용시 정리해고된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에 위반되는 위법행위라는 지적이다.
현재 아시아나케이오노조 측 김계월 지부장 등은 해고투쟁 782일차를 맞았으며, 농성 투쟁은 779일차, 본사 농성투쟁은 2일차에 접어들었다.
이날 아시아나케이오공대위 측은 양승철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장을 향해 "부당해고철회 및 원직복직과 명예회복 문제 해결을 위해 선종록 아시아나케이오 대표이사가 성실교섭에 임하도록 적극 중재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직원연대지부가 객실 승무원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이하 대한항공직원노조)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은 비행기에 탑승해 근무하는 승무원 인원이 줄면서 예전에 비해 더욱 바빠졌다"며 "업무 간소화를 이유로 사측이 지속적으로 인원을 감축해왔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직원노조에 따르면 74HI (보잉747-800) 기종의 일반석 승객 예약이 200명으로 가정할 때 2018년에는 객실 승무원 9명을 배정한 반면 올해는 6명만 배정하고 있어 노동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특히 노동조합과 합의할 노동조건 변경임에도 대한항공은 교섭 대표 노조에 설명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무 인원을 감축했다는 부연이다.
또 사측이 "객실 승무원들은 회사 사정을 잘 모를 수 있다"며 "비행기 편수가 줄어 실제로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전면 반박했다.
노조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직업성 암에 걸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음에도 대한항공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이슈화를 막는 것에 혈안이 돼 왔다"며 "사용자가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호하기보다 비용 절감이 더 중요하다고 대놓고 직원들에게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연대지부의 객실승무원 축소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히려 지난달 24일 사내 인트라넷(크루넷)을 통해 객실승무원 1인당 담당 승객수를 줄인다는 공지를 한 바 있다"며 "당사는 항공안전법에 규정된 객실승무원 탑승의무규정 '50석당 1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태우고 있어 안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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