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pick

[단독] 한화손보 A지점장, 직원몫 '금' 횡령 의혹

직썰 2022. 8. 11. 10:16
지난해 5월 한화손해보험 신입 설계사 모집 성과에 대한 시상품으로 걸린 금이 담겼던 케이스. 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빈 케이스만 남아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한 지점장이 직원에게 시상해야 할 '금'을 착복·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화손보 본사 감사팀은 관련 제보를 받고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손보 내부에선 지점장급 간부가 마음만 먹으면 금 등 현물을 비롯한 운영비를 빼돌릴 수 있는 구조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0일 직썰 취재에 따르면 한화손보 A지점은 지난해 5월 신입 설계사 모집(도입)한 성과에 대해 금 시상을 했다. 한화손보의 조직은 본부와 그 아래 지역단, 지점의 구조를 띄고 있는데, 본부와 지역단이 1명의 신입 설계사를 모집한 직원에게 각각 금 반 돈을 지급했다. 2명 이상을 모집하면 총 금 한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B팀장은 구직전문 사이트에 유료 광고를 내는 방식으로 시상일 까지 3명의 신규 설계사 모집에 성공했다. 금 한 돈을 받게 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금은 B팀장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B팀장 등에 따르면 A지점장은 시상 당일 "이번 시상은 (퇴사한) C팀장의 성과로 인한 것"이라며 "금은 내가 보관하고 있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 A지점장은 B팀장을 따로 불러 "누군가는 금을 받았다고 해야 하니 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B팀장은 해당 서류에 사인을 했다. 

 

이와 관련 B팀장은 "그 금은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면서 "회사에서 필요한 요식행위쯤으로 생각하고 사인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1년이 흘렀고, B팀장은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해 급여명세서 상세내역을 열람 중 지난해 5월 금 한 돈만큼의 금액 30여만원 항목을 발견했다. 이는 B팀장이 실제로 1년 전 회사로부터 금 한 돈을 수상, 세금 신고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B팀장은 지난 6월 초 A지점장을 찾아가 문제 제기를 했다. B팀장은 지난해 5월 시상이 C팀장의 성과에 대한 시상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시상이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으며, 이를 A지점장에게 지적했다. 

 

A지점장은 처음엔 완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A지점장은 다음 날 B팀장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내가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다. 실수했다"며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현금을 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A지점장은 그날 B팀장 계좌에 34만원을 입금했다. 

 

도대체 해당 금은 어디로 갔으며, A지점장은 왜 자신이 B팀장에게 현금으로 금값을 물어줬을까? 

 

A지점 내부에선 지점장이 B팀장에게 금을 찾아 돌려주기보다 자신 명의로 현금을 보내준 것과 관련, 지점장이 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착복이 사실일 경우 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이 내부 시선이다. B팀장 등은 "지점장의 일탈인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횡령인지 알 수 없다"며 본사 감사팀에 정식으로 조사를 의뢰했다. 

 

한화손보 한 직원은 "보험회사 구조상 시상 및 팀 운영비 지원 사용내역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것으로 안다"면서 "가령 물품지원 구입금액은 1000원인데 몇 배에 해당되는 금액이 설계사에게 부과되는 경우다"고 주장했다. 이어 A지점장과 관련해선 "지점장급 간부가 마음만 먹으면 운영비를 빼돌릴 수 있는 구조인지 우려된다"며 "투명한 체계가 갖춰져야 설계사들의 삶도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썰은 A지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한 A지점장은 직썰이 보낸 카카오톡 문자를 읽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답을 하지 않았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감사팀에서 내부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 제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정 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