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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체크] 대출금리 인하요구, 가장 안 들어주는 은행은?

직썰 2022. 8. 4. 11:52

2019년 96.7%이던 금리 인하 수용률…4년여 만에 29.7%로 급감
신한은행 올해 1Q 금리인하 수용액 6761억원, 타행 대비 3배 ↑
“비대면 금리인하요구 시스템 도입, 접근성 높아져 중복 신청 반영”

신한은행 [직썰DB]

신한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중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한은행은 금리인하 수용 금액 자체는 타행보다 3~8배 많다며 실질적인 금리인하요구 수용은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신한은행이 33.3%로 가장 낮았다. 이어 KB국민은행 38.8%, 하나은행 58.5%, 우리은행 63.0% 순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여신전문금융법 제50조 13항에 근거해 취업·승진·소득 증가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됐다고 판단되는 고객이 대출 기관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019년 6월 은행법 시행령에 명시되며 법제화됐다. 이후 은행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대출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절하면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물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에도 시중은행 중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저조했다. 

 

금융감독원이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에 접수된 대출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수 대비 수용률은 신한은행이 29.7%로 가장 낮았다. 이어 KB국민은행 38.9%, 하나은행 39.6%, 우리은행 47% 등이다. 

신한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법제화 이후 꾸준히 감소세다. 

 

신한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법제화 첫해인 2019년 96.7% 가장 높은 수용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39.6%로 60% 이상 빠져나가더니 지난해 33.3%로 급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30%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4년여 만에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3분의 1 정도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금융소비자 권리를 위해 타 은행들보다 좀 더 일찍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금리인하요구권을 비대면화해서 운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금리인하 요청 건 중에서 99% 정도가 비대면 신청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금리인하요구 신청 건수가 많다 보니 중복 집계가 적용되는 등 이유로 수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3월과 9월에 각각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의 금리인하요구 시스템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비대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자는 신청 당일 결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이에 동일 계좌로 6개월간 50회 이상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는 고객이 발생하는 등 중복 신청이 다수 접수됐다고 전해졌다. 

 

또한 신한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금리인하 수용 금액은 타행대비 월등히 높다”며 가장 활발히 금리인하요구 신청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제 금리요구인하권에 대한 금리인하 수용액은 타행대비 최소 3배에서 최대 8배까지 많은 상황”이라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접근성이 높아지고 중복 신청도 집계되면서 가장 낮은 수용률로 비춰져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올해 1분기 금리인하요구 수용 금액은 총 2조7821억원 대출액 중에서 6761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금리인하요구 수용액 2417억원, 우리은행 2646억원, 하나은행 1145억원 대비 2.5~5배 차이를 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인 금리인하요구 수용 금액은 타행보다 작게는 3배에서 크게는 8~9배까지 차이가 발생한다”며 “타행보다 훨씬, 월등히 금리인하요구 수용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10시 30분 은행연합회에서 진행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한편, 금융당국의 은행권 ‘이자 장사’ 경고 이전에 신한은행은 고객이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기존 연 2회 정기적으로 발송하던 금리인하요구 안내 문자를 지난 5월부터 월 1회 정기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지난 6월 은행장 간담회 자리에서 언급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활성화 요구도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초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에 답했다. 더불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규 고객에도 금리 인하를 추진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관련 “은행권에서 전례 없던 파격적인 금리 혜택으로 진옥동 행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